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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색의 표현-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촬영기술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촬영기술
Compact Digital Photography
물색의 표현

    


수중사진을 촬영하는 습관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수중사진가들은 주제 즉 주인공에 집중합니다. 커다란 물고기나 물고기 떼, 멋진 산호, 카리스마가 넘치는 상어 등등 주인공으로 모시고 싶은 주제를 좆아 다닙니다. 그러나 광각사진의 많은 부분은 배경이 차지합니다. 절벽이나 슬로프 등이 배경이 되지만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물입니다. 멋진 광각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멋진 주제를 잘 찍어야하지만, 배경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광각 수중사진의 멋진 배경을 촬영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Blue의 이미지를 담기 위하여 햇살이 비치는 수면을 자연광으로 촬영한 사진. Doljo beach, Bohol, Philippines. Sony RX100, Patima housing, M mode, AWB, f8, 1/160s, ISO 100 1 절벽을 따라 유영하는 다이버를 자연광으로 촬영한 사진. 모델: 마야한. Doljo beach, Bohol, Philippines. Sony RX100, Patima housing, M mode, Custom White Balance, f8, 1/100s, ISO 400 2 Blue의 이미지를 담기 위하여 산호초가 비치는 수면의 물결을 자연광으로 촬영한 사진.
Doljo beach, Bohol, Philippines. Sony RX100, Patima housing, M mode, AWB, f8, 1/160s, ISO 200

수중사진을 처음 시작하면 처음 듣는 이야기가 ‘물색을 잘 내야한다’는 것이죠. 이 말을 처음 들으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물색이 뭐지? 물색을 어떻게 잘 낼 수 있지? 물색을 잘 내려면 노출을 잘 맞춰야 하나? 어떻게 하면 물색을 파랗게 내지? 등등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수중사진은 물속에서 촬영하는 것이니 물속의 느낌을 잘 보여줘야 하니 물의 표현이 잘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배경으로서의 물

주제가 되는 피사체를 강조하기 위하여 가까이 접근하여 화면에 가득 채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사진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주제 표현을 잘 하는 것이지요. 주제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였으면 배경은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주제 표현은 잘되었지만 배경이 효과적이지 못하면 괜찮은 사진일 수는 있어도 좋은 사진이 되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배경은 주제를 살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주제는 멋지게 표현이 되었어도 배경이 복잡하거나 또는 밋밋하다면 사진의 완성도는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제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은 어떤 것일까요?
광각사진에서의 배경으로 으뜸은 물입니다. 파아란 물색이 잘 표현되고 적절한 변화가 있는 물을 배경으로 있는 피사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 이상으로 돋보이게 됩니다. 그렇지만 밋밋하거나 칙칙한 배경 앞의 피사체는 자신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못합니다. 
효과적인 물색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1.적정노출을 잡아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물색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적정노출로 촬영하여야 합니다. 여기서의 적정노출은 카메라의 노출계가 가르쳐주는 적정노출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카메라의 적정노출로 촬영하면 물색이 전반적으로 밝게 표현됩니다. 사이판처럼 모래지역에서 촬영하는 경우에는 밝은 물색이 적정이겠지만 일반적인 슬로프나 절벽지형에서는 물색이 짙어야 수중의 맛이 제대로 표현이 됩니다. 따라서 카메라의 적정노출 보다는 좀더 어둡게 촬영하여야 원하는 물색이 표현이 됩니다. 필름으로 촬영하던 시절에는 물색의 측정과 노출값 결정이 매우 중요하였지만, 촬영 후 바로 확인이 가능한 디지털 세상에서는 어느 정도 노출을 맞추고 일단 촬영한 뒤에 LCD창에 보이는 촬영결과를 보고 노출을 조절하면 됩니다. 수면 쪽은 백색에 가까운지, 아래쪽은 진한 청색이 잘 표현되었는지, 태양 주변이 노출과다가 되어 뻥 뚫리지는 않았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조절하면 됩니다. 참 쉽죠? Auto, P모드, A모드나 S모드로 촬영하는 분은 노출보정을 어둡게 (-)로 한두 단계 보정해주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촬영 후 결과를 꼭 확인하고 재조절을 하면 더 좋겠지요.단 LCD창의 밝기가 수중에서 밝아 보이기 때문에 설정에서 적절한 밝기로 조절해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산호초에 작은 물고기가 모여있는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자연광 노출을 단계별로 다양하게 브라케팅 촬영한 사진. 작은 물고기가 스트로브 빛을 반사해 밝게 빛나기 때문에 배경 물색이 어두운 것이 물고기를 강조하는데는 효과적이다. Doljo beach, Bohol, Philippines. Sony RX100, Patima housing, Sea&Sea YS-D1 x2, M mode, AWB, f11, 1/2000s, 1/500s, 1/100s, 1/60, ISO 100 5~6 한낮에 밝게 비치는 태양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조리개를 최대한 조이고 셔스피드를 조절하여 단계별로 촬영한 사진. Balicasag, Bohol, Philippines. Sony RX100, Patima housing, M mode, AWB, f11, 1/2000s, 1/500s, 1/250s, 1/125s, ISO 100

2.조리개를 조여라

물공간은 피사체보다 뒤에 있습니다. 수면 쪽에는 물결이 보이기도 하고, 다이버가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슬로프나 절벽의 지형지물이 보이기도 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햇살이 수면을 통해 아름답게 비추기도 합니다. 이런 배경을 구성하는 요소가 초점이 흐릿하게 표현되는 것보다는 선명하게 표현이 되는 것이 좋습니다. 카메라의 초점은 앞에 있는 피사체에 맞춰지기 때문에 배경도 어느 정도 초점이 맞기 위해서는 피사계심도가 깊어야 합니다. 조리개를 조일수록 피사계심도는 깊어집니다. 즉 초점이 맞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이지요. 조리개를 조이면 조일수록 배경이 되는 수면까지도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답니다.


위에서부터 1,2,3,4,-
수중의 밧줄에 서식하는 연산호를 피사체로 하여 배경의 물색을 효과적으로 촬영하기 위하여 세로와 가로방향의 두
가지로 촬영을 하였다. 세로 사진이 장축을 따라 물색의 변화가 풍부하게 표현되었다. Balicasag, Bohol, Philippines. Sony RX100, Patima housing, Sea&Sea YS-D1 x2, M mode, AWB, f8, 1/50s, ISO 200 3 4 해면위에 자리잡고 있는 플로그피시를 수평앵글과 상향앵글로 촬영한 사진으로 물색을 풍부하게 표현하는데는 상향앵글이 유리하다. Balicasag, Bohol, Philippines. Sony RX100, Patima housing,Sea&Sea YS-D1 x2, M mode, AWB, f8, 1/400s, ISO 200

3.세로앵글을 사용하라

세로앵글을 사용하면 가로앵글 보다 물 공간이 길어집니다. 흰색에 가까운 수면부터 깊은 심연까지 한 장의 사진 안에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물색의 변화가 풍부해지며 다양한 푸른색을 한 화면 속에서 넉넉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청색의 단계가 많아지기 때문에 부드럽고 풍부한 청색의 계조를 배경으로 피사체를 돋보이게 촬영할 수 있답니다.
4.상향앵글을 이용하라
우리는 습관적으로 수평앵글로 촬영을 합니다. 수중에서는 엎드린 자세로 유영을 하면서 촬영하기 때문에 내려다보는 하향앵글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평이나 하향앵글로 촬영하면 물색이 전반적으로 어두우며, 물색 계조의 변화가 적습니다. 밋밋한 물색이 표현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시커먼 물색으로 촬영이 되기도 하지요. 상향앵글로 피사체를 바라보면 새로운 모습이 보이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물색의 변화가 풍부해진다는 장점이 생깁니다. 수면을 바라보는 앵글이 되기 때문에 밝은 물색과 수면의 변화를 화면에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호초의 연산호와 바다나리를 촬영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촬영한 사진으로, 1번 사진은 물공간이 적으며 어둡게 표현되어 답답한 느낌이지만, 2번 사진은 물공간이 넉넉하며 물색이 표현이 풍부하여 피사체가 살아나는 사진이다. Balicasag, Bohol, Philippines. Sony RX100, Patima housing, Sea&Sea YS-D1 x2, M mode, AWB, f8, 1/1000s, ISO 100
5.태양을 바라보고 촬영하라

태양을 등지고 촬영하는 순광은 피사체와 배경의 노출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자연광 촬영에 적절합니다. 아쿠아 모드나 커스텀 화이트밸런스를 이용한 자연광 촬영은 순광촬영을 권장합니다. 그러나 스트로브를 이용하거나 실루엣 촬영을 하는 경우라면 태양을 바라보는 역광 촬영을 권장합니다. 태양을 바라보기 때문에 물색의 변화가 풍부하며, 태양을 화면에 넣는 다양한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을 적절히 이용하면 태양의 빛내림을 촬영할 수 있어 화면이 더욱 풍부하고 화려해집니다. 물론 태양을 화면 안에 넣을 경우에는 고려해야 하는 점이 많아지지만 시도해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한낮의 태양은 강합니다. 게다가 너무 위에 떠있기 때문에 촬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해가 기울어진 이른 오전이나 오후 시간대에 촬영하면 햇살이 강하지 않으며 높지 않기 때문에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붉어지는 색조의 햇살은 다른 느낌의 사진을 선사해 주기도 합니다.

3 얕은 산호초에 있는 어린 제비활치를 수면과 같이 촬영하고자 한 사진. 주변에 부표를 고정하는 고무라인을 피해 촬영하고자 하였지만 여의치 않았다. 수면의 물결과 햇빛을 같이 표현하고자 노력하였다.
Doljo beach, Bohol, Philippines. Sony RX100, Patima housing, Sea&Sea YS-D1 x2, M mode, AWB, f8, 1/200s, ISO 400

6.얕은 수심에서 촬영하라

깊은 수심에서는 주변이 전반적으로 어둡기 때문에 수면과의 노출차이가 큽니다. 따라서 수면은 하얗게 뚫려 버리고 깊은 부분은 검게 표현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얕은 수심에서는 수면의 물결의 모양과 풍부한 물색의 변화를 촬영하기에 용이합니다. 수면 아래의 모래나 산호가 반사되어 다양한 물색이 나타나기도 하고, 수면 위의 나무의 모습 뿐 아니라 하늘과 구름까지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잔잔할 때는 수면에 반사되는 수중의 모습까지 촬영하는 행운이 따르기도 합니다.
7.물결과 파도에 주목하라
잔잔한 물결은 반영에 의한 다양한 물색의 변화와 함께 부드러운 느낌을, 파도는 다양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암초에 부딪쳐 부서지는 백파는 새하얀 물보라와 함께 강한 힘을 보여줍니다. 수면의 아름다운 변화를 배경에 같이 표현한다면 사진은 더욱 새로운 느낌을 보여주겠지요.
8.화이트밸런스를 활용하라
우리나라 수중사진계는 파란 물색들 좋아합니다. 특히 단기간에 제한된 촬영하여야 하는 수중촬영대회에서는 파란 물색으로 표현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기에 유리하기도 합니다. 시야가 좋지 않은 바다에서는 녹색을 띤 물색이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인데도 말입니다. 녹색의 바다를 맑은 파란색으로 촬영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부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약간의 카메라 세팅의 조절로 물색을 조금은 더 맑은 파란색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화이트밸런스의 색온도를 조금 낮추거나, 부분조정에서 M값을 조금 높여주면 물색은 조금은 파랗게 표현이 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되면 붉은색도 같이 왜곡이 되어 다홍빛이 되기 때문에 조심해서 사용하여야 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스트로브의 색온도도 같이 조절이 되어야 합니다.

수심 15m 정도의 산호초에 있는 작은 구멍에 연산호 군락을 햇살과 함께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은 공간 속에 많은 산호가 있어 주제를 요약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태양을 바라보면서 산호뒤에 가림으로써 물색의 변화를 풍부하게 표현하고자 하였다. 물색을 파랗게 촬영하기 위하여 화이트밸런스의 세부조정에서 M값을 약간 높게 설정하였다. Balicasag, Bohol, Philippines. Sony RX100, Patima housing,Sea&Sea YS-D1 x2, M mode, AWB, f8, 1/100s, ISO 200

이제 물색의 표현이 잘 되었다면 물공간을 적절히 활용하기 바랍니다. 물공간은 배경이자 사진의 여백입니다. 적절한 여백의 활용은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며, 화면의 숨길입니다. 화면의 적절한 순환을 만들어주며 시선이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가 되기도 합니다.
효과적인 배경의 표현을 통해 더욱 멋진 수중사진을 촬영하시기 바랍니다. 
    

정상근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교수
BSAC First Class Diver
Undderwater Photographer IT
BSAC National Instru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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